TuneFragments

Arcade Fire와 나이듦

By 김마카

Arcade Fire의 7집이 그들의 디스코그래피 역사상 가장 최악의 평가를 받고 있다. 필자 역시 그들의 새로운 앨범을 들어보았으나, 그들의 앨범이라고 평가하기엔 그들의 기존 음악과는 괴리가 있다고 느꼈다.

Arcade Fire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가장 큰 변화로는 장르의 변화가 있겠다. 챔버 팝을 선보였던 1집, 포크 사운드가 강했던 3집, 신스팝을 대거 채용했던 4집과 달리 5집부터는 디스코 사운드를 대거 채용하며 새로운 변화를 꾀했고, 6집은 디스코 사운드의 확장이자 좀 더 차분히 정리된 앰비언트스러움도 더했다.

하지만 그들의 사운드는 그렇게까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5집은 “음악적인 완성도가 아쉽다”는 평을 받았고, 6집은 “완성도는 좋으나 아케이드 파이어스러움이 부족하다”라는 평을 받았다. 7집은 차분한 포크스러움과 사이키델릭스러움을 크게 확장하였다. 이 시도 또한 아케이드 파이어스러움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다.

과연 그들의 시도가 실패한 것일까? 아닌가? 그들의 새로운 사운드의 선정은 틀렸던 것인가? 그렇다고 답할 사람들도 있겠으나, 필자는 그 외에 다른 요소의 문제라고 답하고 싶다.

우리가 아케이드 파이어의 앨범에서 가장 바라는 것들은 무엇인가. 그것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아케이드 파이어는 항상 저항과 움직임을 그들의 음악 속에 내재하고 있었다.

1집은 죽음의 슬픔에 대한 저항과 새로운 새 발자국을 위한 움직임을 담고 있고, 2집은 컬트와 공허함에 대한 저항과 아케이드 파이어스러운 풍자를 담고 있으며, 3집은 추억과 향수, 그리고 쇠락과 관계에 대한 저항을 담고 있으며, 4집은 현대 사회의 관계성 단절과 이해의 부재에 대해 메시지와 저항을 던지는 앨범이였다.

5집부터는 물질사회에 대한 냉소를 담고 있지만, 아케이드 파이어라는 밴드가 다루기에는 너무나도 큰 주제였던 것일까, 여기서 저항성에 대한 메시지를 찾기는 어려웠다.

6집은 현대 물질사회에 대한 냉소와 나이듦과 변화에 대해서 자각하고 인정하며, 변화에 대해서 노래한다. 필자는 6집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아케이드 파이어의 새로운 터닝포인트이자 좀 더 성숙한 5집의 완성판이라는 부분에서 6집은 6집만의 큰 의미가 있다고 한명의 팬으로써 여기고 있다.

하지만, 7집은 시간의 흐름과 변화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뿐, 기존과 같은 저항정신이 쏙 빠져있다. 어쩌면 윈 버틀러의 나이듦과 함께 음악성과 삶에 대한 고찰이 변화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윈 버틀러는 저항을 포기한 것인가? 아니면 윈 버틀러는 이제 조금 더 개인적이고 거스를 수 없는 대상에 대해 저항하는 것인가?

분명히 시간은 거대한 큰 흐름이고, 저항하고 싶지만 저항할수 없는 대상이다. 아케이드 파이어는 이들에게 저항하는 대신, 그들 앞에서 순응하는 행보를 보인다. 그리고 그 변화는 아케이드 파이어의 음악성의 변화로 나타난다.

많은 밴드는 시간이 지나도록 계속 일정히 자신의 음악을 고수하는 밴드도 있고, 아케이드 파이어처럼 음반마다 자신들의 스타일을 바꿔가는 밴드도 있다.

여기서 아케이드 파이어의 스타일은 점점 개인적이고, 소극적이며, 파워풀하지 않지만 점진적인 형태로 변화해간다. 아케이드 파이어의 변화에 대해서 비판하려는 목적보다는, 아케이드 파이어가 이 변화를 좀 더 기존의 방식처럼 다룰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팬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이런 방향에서의 변화가 아닐까? 라는 질문을 머릿속에 품게 한다.

아케이드 파이어가 과연 8집을 어떻게 낼지, 혹은 7집이 마지막 디스코그래피가 될 지는 알수 없으나, 아케이드 파이어의 새로운 방향성이 저항성의 정신을 다시 되찾고 좀 더 성숙한 사운드가 되기를 팬으로써 기대하고 있다.